어제 13시 즈음부터 일부 갤럭시 기기들이 갑자기 무한부팅 상태가 되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인은 사물인터넷 관련 앱 SmartThings 프레임워크 업데이트로 추측이 되고 있는데.. 구형 기기에서도 신형 기기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것 같다.
문제는 부팅이 안 되니까 거기 안에 있는 파일을 자력으로 빼올 방법이 없고, 갤럭시는 삼성 클라우드가 있긴 한데 정작 파일이나 사진 같은 것의 백업은 OneDrive에 위탁하고 있으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갤럭시를 써본 입장에서 이게 상당히 귀찮은 짓이기까지 하다. 자동 백업이 기본 설정조차 아니고, 설정하기 미친 듯이 귀찮다.
심지어 iCloud의 “영혼 백업”과 다르게 정말 모든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만약 서비스 센터에서 복구를 실패해 공장초기화를 하게 된다면 그 데이터들은 그대로 저 세상으로 날아간다. 안드로이드 특정 버전 이후부터는 File Based Encryption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기가 초기화되면 보안 저장소에 있던 복호화 키까지 같이 날아가고, 이러면 NSA 할애비가 와도 복구가 안 된다. 갤럭시는 KNOX를 쓰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훨씬 많이 쓰이는 나라고, 삼신기 “삼벤통”을 쓰기 위해 특히 업무용으로 갤럭시를 쓰는 사람도 많다. 이런 오류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도 없을 거고, 자동 백업이 기본적으로 켜져있지도 않고 하니, 업무용 자료를 이런 오류로 날리게 된다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다.
갤럭시를 쓰면서 이런 자잘한 결점들에 질리고, GOS에 질리고 하다보니 결국 아이폰으로 넘어갔는데, 데이터를 잃게 생긴 사람들에게는 안됐지만 넘어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근데 애플에서도, 정확히 말하면 애플 워치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터진 것 같다. 모바일 시장에서 서로 지분 반씩 갈라먹는 회사들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