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마지막 날이다. 귀국 항공편은 19시 20분에 있다. 숙소도 10시면 체크아웃이긴 하지만 최소 17시 반까지는 공항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보통의 사람이라면 어디를 더 둘러볼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둘러보더라도 오사카 근교나 겨우 둘러보지 어디 다른 데 갈 생각을 안 하겠지만..
태양의 탑

뭔가 짱구에 나올 법한 얼굴이 박힌 조형물이다. 그냥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건 아니고 저 탑 내부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공식 사이트에서 미리 돈을 내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접근성이 그닥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이곳은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아마 그날 탑에 있던 한국인은 나랑 친구뿐이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탑에서 일본어 이외의 언어를 들을 수 없었다. 때문에 관광 가이드도 한국어로 제공되는 건 팜플렛뿐이고, 일본어 이외의 외국어 음성 가이드 같은 건 없었다.

탑은 거의 7~8층까지 있는데 그건 나중에 내려갈 때 기준이고, 실제로 올라갈 때는 3층 정도다. 1층부터 뭔가 아메바같은 애들이 있고, 최상층에는 사람이 있는 식으로 생물의 진화 단계를 나타내는? 뭐 그런 테마의 탑인 것 같다.
단 사진 촬영은 500엔을 내고 별도의 케이스를 대여하지 않는 이상 1층에서만 가능하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가서비스 같은 게 아닐까? 스태프가 전 층에 상주하고 있어서 몰래 찍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뭐 아무튼 이런 애들이 있고 올라가면서 보는 구조다. 최상층에는 저기 나무에 사람 모형이 걸려있다.

태양의 탑을 다 보고 나오면 이런 풍경이 반겨준다. 뭔가 고속도로 입구 같다. 여기서 시티 버스를 탈 수 있다.
금각사

대체 왜? 라고 해도 답해줄 말이 없다. 나도 왜 이렇게 스케줄이 짜였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날 교토에는 눈이 와서 심지어 좀 쌓였다. 부산에 눈이 쌓인 거랑 아마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금각사를 보러 이바라키역으로 향하고 있었을 뿐이다.


예쁘다. 어디 영화 장면을 갖다박아놓은 것 같다. 단점이라면 JR엔마치역에서 내렸을 때 이미 엄청난 인파가 우리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정말 사람이 미치도록 많았는데 어떻게 사람 안 나오는 저 두 사진을 찍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진짜 어떻게 찍었던 걸까?



인파에 쏠려 밖으로 나오니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는데 얘네의 가격은.. 700엔이다. 100엔, 200엔, 500엔이 지폐가 아니라 동전으로 있는 것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고 한국인들을 가스라이팅하기 위한 악독한 상술이 틀림없다.
점심…?
점심을 원래는 여기서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벌써 시간이 14시가 훌쩍 넘어가버렸고, 교토에서 간사이공항까지 바로 가면 되지 않을까 싶겠으나 체크아웃하면서 캐리어를 맡겨뒀기 때문에 16시까지는 캐리어를 찾으러 가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눈발이 더 거세진 탓인지 204번, 또는 205번 시티 버스를 타고 갔어야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버스가 20분 정도 더 늦게 왔다. 때문에 거기 계속 있어서는 정상적으로 짐을 찾으러 도저히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스피드런
그래서 친구가 생각해낸 방법이..
- 일단 먼저 온 205번 시티 버스 탑승
- 기타오지역에서 하차
- 가라스마선을 타고 교토역까지 이동
- 교토역에서 신쾌속 타고 오사카역으로 이동
- 오사카역에서 지하철 승차
라는 기괴한 방법이었다. 신쾌속이 JR관할이기 때문에 가능했지 간사이 와이드 패스가 없으면 시도하면 안 되는 방법이다. 그리고 애초에 귀국날에 이렇게 관광지를 둘러볼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제발 그러지 말자.

짐을 찾은 후에는 덴노지역까지 가서 하루카를 타기만 하면 된다. 얘도 원인이 뭔진 모르겠는데 한 15분 밀렸다. 점심은 이미 망했기 때문에 덴노지역 편의점에 가서 먹을 걸 잔뜩 사서 하루카 안에서 까먹었다. 하루카 안에선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만 아니면 뭘 먹어도 상관없다.
이미 지난 이야기긴 하지만 원래 하루카는 지정석이 있고 자유석이 있는데,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는 지정석을 무제한으로 지정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지정석을 발권하려고 했는데? 발권하는 기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같이 앉긴 했지만 결국 자유석에 앉게 됐다. 기기가 어디 있었을까?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공항이 사실 다 연결돼있긴 하나 국제선 출발하려면 이리로 가세요 라는 안내가 있으면 그리로 가야 한다. 안 가면 나중에 길 다 꼬여서 찾기 힘들다.

뭔가 타면 안 될 것 같은데.. 집에는 가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청주국제공항이랑 다르게 사진 막 찍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한다.
보안검색대 줄이 좀 길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빠르게 통과했고, 면세점에서 뭘 사가려고 했는데.. 면세품 인도는 보딩패스 기준 보딩시간 30분? 40분? 전까지만 가능하다고 컷당했다. 예정된 마감 시간이 18시 50분이었는데 공항에 도착은 무려 17시 50분에 했고, 출국심사를 마치고 게이트까지 오니 18시 30분이었다. 결과적으로 1시간 정도 밀리긴 했는데.. 비행기를 어떻게 안 놓친 건지 의문이 든다.

기내다. 뭐 딱히 쓸 말이 없다. 그렇게 비행기는 이륙했다.

고도 몇천 피트에서 신호가 잡힐 리 없다. 대신 한국에서 보던 “서비스 없음”이 아니고 위성 통신 SOS 마크가 떴다. 한국에선 지원되지 않는 시스템이니 뜰 리가 없다.
일본 영공을 벗어나서 한국 영공에 들어서자마자 SOS 위성통신 인디케이터가 사라지고 Softbank가 아닌 SKT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
곧 비행기가 청주공항에 착륙했고, 역시 군 공항이기 때문에 + 입국심사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청주공항 사진은 없다.

이제 진짜 집이다!
결산

걸음 수: 11.7km (약 18,100걸음)
사용한 돈: 1950엔
총결산
총 걸음 수: 76.3km (약 132,300걸음)
현지에서 총 소비한 돈: 52400엔
분류 | 합계 |
---|---|
왕복 항공권 | 167100 |
USJ 입장권 및 패스 | 257300 |
숙소 | 268471 |
간사이 와이드 패스 | 78617 |
합계 | 771488 |